여성을 강제추행하고 후배 조직원들을 폭행한 프로야구 선수 출신 조직폭력배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 송호철 판사가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폭력조직 조직원 30대 A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법원은 강제추행, 특수재물손괴, 모욕 등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아울러 밝혔다.
A씨 전과는 한두 개가 아니다. 학생 시절부터 심각한 비행 청소년이었다. 부산 바닥에서 싸움을 잘하는 학생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학창 시절 1년 6개월간 소년 감호시설에서 보냈다. 죄질도 안 좋다. '퍽치기'(피해자를 때려 의식을 잃게 한 뒤 금품을 빼앗는 강도짓)까지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산의 야구 유망주였다. 야구선수로서 '악마적 재능'을 가졌다. 화랑대기 대회에서 4경기 28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계자가 부산을 찾아 기량 테스트를 실시하고 스카우트 제의를 할 정도. 재능에 힘 입어 유명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했지만 학생 때 저지른 악행이 논란이 되자 퇴단했다. 군 제대 후에는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폭력조직인 20세기파에 가입했다.
조폭이 된 뒤에도 문제가 많았다. 2016년엔 재래시장 상인들을 갈취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구치소 생활 중 판사에게 조폭 생활을 그만뒀다는 내용의 반성문 형식 편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말뿐이었다.
이런저런 사건으로 감옥살이를 한 A씨는 출소 후 언제부터인가 인터넷 방송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초등학생에게 그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 길거리에서 고모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등이 유튜브 등을 통해 중계됐다. 실시간 방송 중 평소 알고 지내던 후배를 술병으로 내리친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특수상해죄로 1년 2개월간 감옥살이를 하고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소 후에도 A씨 행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5월 26일 오후 5시쯤 부산 중구의 한 길거리에서 야외 인터넷방송을 하던 중 20대 여성을 불러 세워 자신의 무릎에 강제로 앉힌 뒤 신체 일부를 만지는 방법으로 강제추행했다. 지난해 1월 16일엔 후배 조직원을 흉기로 위협해 상해를 가하고, 지난해 5월엔 후배 조직원과 시비가 붙어 흉기를 들고 도로에서 활보하다가 출동한 경찰관에게는 욕설을 퍼부어 모욕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흉기를 들고 도심을 활보하다 경찰관에게 욕설을 퍼부었을 당시의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인터넷방송 중 벌어진 일이기 때문. A씨는 은퇴한 조폭 선배가 운영하는 고깃집에서 특정 메뉴를 주문했는데 없다고 하자 소란을 피웠다. 그러다 조폭 간부와 현역 조직원 둘이 A씨를 발견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A씨가 현역 조직원 둘을 폭행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인터넷방송은 종료됐다. 집에 돌아와 술 먹방을 진행한 A씨는 현역 조직원의 전화를 받고 흉기를 챙겨 차에 탔다. A씨가 약속 장소에 가자 경찰이 A씨를 체포했다. A씨가 경찰들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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